왜건은 어떤 이름으로 불리고 있나?
  • 윤현수
  • 승인 2017.03.15 00:00

SUV를 비롯한 크로스오버가 세계를 점령한 와중에도 유럽 시장에서는 여전히 왜건의 영향력이 크다. D 세그먼트급 세단을 기반으로 한 모델이라면 기본적으로 왜건형 가지치기 모델을 지니고 있다. 심지어 C 세그먼트 해치백 모델들도 왜건 파생형 모델을 지닌다. 세단과 유사한 주행감각에 적재공간을 늘려 실용성을 더한 왜건은 유럽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차종 중 하나다.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이 판매하는 왜건들을 살펴보면 차명 뒤에 더하는 이름들이 제각각이다. 폭스바겐은 `바리안트`라는 이름을 쓰고, 오펠은 `스포츠 투어러`란 이름을 사용한다. 이들은 차체 형식 상 모두 `스테이션 왜건(Station Wagon)`이지만, 자사의 캐릭터를 서브네임을 통해 표출하고 있다. 각 제조사들이 왜건에 붙이는 다양한 이름들에 대해 알아 보도록 한다.



아우디 아반트


아우디는 자사의 왜건 모델에 `아반트`(Avant)라는 서브네임을 붙인다. `전진`, `앞서가는`의 뜻을 가진 단어 `아반트`는 아우디의 자신감이 깃들어있다. 고성능 왜건의 대표주자인 RS6의는 아반트 , 즉 왜건 모델 뿐이다. RS6는 4리터 V8 엔진을 보닛 아래에 탑재하고 605마력에 70kgm를 상회하는 토크를 자랑한다. 최고속도는 280km/h. 흔히 우리는 왜건 차체를 지닌 차량은 운동성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만, 아우디는 이러한 관념에 개의치 않은 것 같다. 왜건 모델만 존재하는 RS6는 이런 남들보다 `앞서가는` 자신감을 대변한다.



오펠 스포츠 투어러


여러 난항 끝에 PSA에 넘어가며 걱정과 기대를 동시에 품게 하는 오펠은 자사의 왜건 모델에 멋진 이름을 붙이고 있다. 스포티한 중형 FF 세단인 인시그니아와 자사의 간판 해치백, 아스트라의 왜건 모델에는 `스포츠 투어러`라는 이름을 덧붙였다.



인시그니아 스포츠 투어러의 경우 마치 왜건인 듯, 왜건 같지 않은 날렵한 외양이 핵심 포인트이다.인시그니아 세단 모델이 지닌 외관의 스포티함을 잃지 않으려는 듯, 실용성을 포기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날렵하게 디자인했다. 오펠은 심미성과 실용성의 극적인 타협점이 바로 `스포츠 투어러`라고 외치는 듯 하다.



메르세데스 벤츠 슈팅브레이크


메르세데스 벤츠는 C클래스와 E클래스의 왜건 모델에 `에스테이트`(Estate)라는 일반적인 단어를 더한다. 그런데 4도어 쿠페 모델인 CLA와 CLS에는 특별히 `슈팅 브레이크`라는 서브네임을 더한다. CLA / CLS 슈팅 브레이크는 자사의 에스테이트나 타사의 왜건 모델에 비해 날렵한 외형을 자랑한다. 루프라인은 `에스테이트`보다 완만하게 떨어지고, 리어 윈도 역시 루프라인과 함께 유려한 라인을 만들어낸다.



슈팅 브레이크란 사냥을 하러 가기 위해 짐칸을 넓게 구비한 마차로부터 유래되었다. 짐칸은 사냥 도구들은 물론 사냥개도 싣을 수 있도록 넓어야 했다. 그리하여 사냥을 위한 사격을 뜻한 `슈팅 (shooting)`과 튼튼한 마차를 뜻하는 `브레이크 (Brake)`가 합쳐지며 생겨난 것이다.



사실 현대에 들어와선 사전상으로 스테이션 왜건과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지만, 과거에 쿠페를 기반으로 한 왜건 모델에 자주 활용되었다. 문짝 네 개가 달린 영락없는 세단이지만, 쿠페를 동경한 날렵한 CLA / CLS에 슈팅 브레이크란 단어를 하사한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 비롯된 것이다.



폭스바겐 바리안트


폭스바겐은 교과서와 같은 스테이션 왜건 만들기를 보여준다. `변종`을 뜻하는 바리안트라는 이름을 통해 독일제 왜건의 매력을 물씬 풍긴다. 특히 골프의 고성능 디젤 모델로 포지셔닝한 골프 GTD 바리안트는 디젤 포켓 로켓의 왜건 버전으로 독특한 매력을 선사한다.



사실 고성능 모델의 왜건이라고 해서 다를 건 없다. 오펠의 스포츠 투어러와 같이 리어 윈도를 눕혀서 스포티한 모양새를 내는 것이 아니다. 골프 특유의 C필러 디자인을 D필러에 이식하여 골프 본연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그러면서 왜건의 높은 실용성을 더하고 있다. 본질, 그리고 기본기에 충실한 폭스바겐다운 왜건이다.



현대 i30 CW


현대차는 1세대 i30 왜건 모델에 `CW`라는 서브네임을 더했다. `CW`는 `Creative Wave`의 앞글자를 딴 약자로, 한국 소비자들이 지닌 왜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지우기 위한 방편이었다. 참고로 유럽 시장에는 `Crossover Wagon`의 약자로 판매되었다.


i30 CW는 전형적인 C 세그먼트 왜건이었다. 그러나 현대차는 한국 시장 출시 당시 왜건이라는 단어는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뉴 크로스오버`란 문구를 활용했고, 이 역시 위와 같은 이유였다. i30 CW는 TV 광고에서도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던 1세대 i30의 후광을 받고자 했다. 그러나 뒤를 이어 출시된 2세대 i30는 해치백 모델만 시판되었다. `창조적 물결`을 만들고자 했던 시도는 단 한차례 만에 끝맺음된 것이다.


흔히 이야기하는 `오픈카`, 즉 컨버터블은 스파이더, 로드스터, 카브리올레 등 약간의 차이를 통해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그리고 왜건의 성지인 유럽에선 이렇게 왜건에도 여러 가지 이름을 붙이고 있다. 브랜드, 그리고 모델에 따라 다양하게 붙이는 서브네임을 통해 캐릭터를 표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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