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Z`의 전설, BMW Z4 컨셉트 최초 공개
  • 윤현수
  • 승인 2017.08.23 17:34

클래식카의 향연인 `2017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에선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뿐이 아닌 최신예 감각을 입은 컨셉트카들도 그 우아한 자태를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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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는 여유로움 물씬 풍기는 초호화 전기 컨버터블인 `비전 마이바흐 6 카브리올레`를 공개했다. 그리고 BMW는 그 호화로움과는 반대 선상에 있을 법한, 다이내믹의 끝자락에 있는 컴팩트 로드스터를 공개했다.

BMW는 새로운 Z4를 암시하는 컨셉트카에 클래식한 로드스터의 비례를 담았다. 가령 FR 로드스터답게 길쭉한 휠베이스 덕에 오버행은 짤막하다. 이와 함깨 보닛은 길고 데크는 짧은 전형적인 스포츠카의 모습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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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총괄 디자이너, 아드리안 반 호이동크는 Z4 컨셉트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이 컨셉트카는 전적으로 `드라이빙 머신`에 초점을 맞춰 빚어졌다" 또한 그는 "현대적 로드스터에 대한 BMW 그룹의 비전이 스포티하고 진보적인 컨셉트카로 온전히 재현되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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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가 말하는 현대적 로드스터의 비전은 이런 것이다. 얼굴에서 시작된 다이내믹한 기운이 쐐기와 같이 내리꽂는 캐릭터라인을 지나 봉긋 솟아오른 트렁크 리드까지 흐름이 끊기지 않고 하나의 테마를 완성하는 것이다. 호이동크는 Z4 컨셉트 차체에 새겨진 캐릭터라인들이 미묘한 상호작용을 일으켜 역동적이고 감성적인 감각을 자아내기 충분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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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이야기들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거릴지는 모르겠으나, 조형적 역동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여러 요소들이 눈에 띈다. 헤드램프를 한껏 치켜세우고 범퍼도 우악스럽게 입을 벌린듯 디자인되어 공격적인 인상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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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크기를 키우는 키드니 그릴을 중심으로 펼쳐진 전면부는 어딘가 `예상된` 모습이라 크게 신선하진 않다. 차세대 Z4를 이야기하는 이 컨셉트카의 핵심은 바로 측면부다. 바짝 솟은 트렁크 리드와 낮게 설정된 노즈의 낙차를 보자. 이와 같은 비례는 Z4 컨셉트가 지닌 스포티의 극단을 보여주는 한 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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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2000년대 초반 BMW가 제창하던 `불타는 표면` (Flame Surface)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캐릭터라인들의 향연이 압권이다. 테일램프 끝자락에서 시작된 사이드 캐릭터라인은 프런트 펜더의 에어 덕트에서 한번 꺾여 사이드 스커트 부분에서 다시 한번 꺾인다. 마지막으로 리어 펜더까지 솟구치며 화려하게 측면부를 수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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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헤드레스트 뒤편에 마련된 버트레스에는 Z4 레터링을 새겨넣어 로드스터의 매력을 한껏 끌어올렸으며, 버트레스를 따라 자연스럽게 보이는 후면부 역시 BMW의 최신예 디자인을 극단적으로 표현했다. 가령 `L`자형 테일램프는 비현실적으로 가늘게 구성되고, 범퍼의 형상 역시 앞쪽과 수미상관을 이루듯 과격한 면모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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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역시 기존 BMW 모델들이 지닌 기조를 유지하되, 컨셉트카 특유의 멋을 한껏 부렸다. 특히 순수한 드라이빙 머신을 지향하는 모델답게, 미니멀리즘이 돋보이는 콕핏이 눈에 띈다. 밑동을 살짝 잘라낸 스티어링 휠에는 랩타임이나 가속시간과 같이 레이스와 관련된 데이터들을 측정할 수 있는 조그마한 LCD가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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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M 퍼포먼스 스티어링 휠`이라는 이름으로 실제로 BMW 제품들에 장착되었던 장비다. 신형 Z4의 포지셔닝을 파악할 수 있는 단서 중 하나다. 센터페시아 스타일이나 돌출형 모니터, iDrive 컨트롤러의 조합은 전향적인 BMW 인테리어다. 그러나 기어노브 옆에 마련된 시동버튼이 `Z4` 라는 모델이 스페셜티카임을 넌지시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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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장에서의 판매 저조로, Z4 후속 모델은 `Z5`라는 차명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빗발쳤으나, BMW는 `Z4` 네이밍을 유지한 컨셉트카를 공개하며 Z4 역사의 연속에 못을 박았다.

그리고 이 역사의 연장선을 잇는 신형 Z4는 토요타와 그 뿌리를 같이한다. 2018년 출시를 예정한 수프라의 차체와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데, 이는 제작 단가를 낮추기 위한 BMW의 선택이다. 갈수록 로드스터의 수요가 줄어드는 마당에, 뼈대부터 완전히 새로운 Z4를 생산하기란 부담으로 다가왔을 터이다. 제 아무리 거대 그룹이라고 해도, 손익계산서에는 누구든지 민감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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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4가 정조준하는 상대는 메르세데스-벤츠 SLC와 아우디 TT, 포르쉐 박스터와 같은 네임밸류 높은 럭셔리 컴팩트 로드스터다. 양산 모델은 내년에 공개될 예정이며, 보닛 아래에는 200마력 사양의 2리터 터보 엔진과 3리 터보 엔진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탑재가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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