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이 된 자동차와 스타
  • 김상혁
  • 승인 2017.12.11 17:44

상징성과 대중성이 더해지면 오랜 시간 사람들의 기억에 존재하게 된다. 농구, 나이키 하면 마이클 조던이 떠오르고 탄산음료, 북극곰 하면 코카 콜라가 떠오르듯이 말이다. 어떤 분야에서 대중적인 인기와 개성, 상품성을 더해 확고한 캐릭터화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일들은 광고 회사의 판매 전략이나 연예인들의 캐릭터화에 주로 사용되곤 한다. 반면 의도했던 의도치 않았던 자동차와 대중 스타가 결합해 빛나는 상징이 된 경우도 있다.

 포르쉐 550 스파이더와 영원한 청춘스타 제임스 딘

 1953년 파리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후 2년 뒤인 1955년 출시된 포르쉐 550 스파이더는 1.5리터 4기통 DOHC 엔진을 얹고 알루미늄 오픈 보디와 스페이스 프레임 섀시를 적용한 100대 한정 모델로 최고출력 110마력을 지녔다. 포르쉐 550 스파이더는 원래 레이스 차량으로 제작된 터라 극단적으로 낮은 차체와 공격적인 디자인으로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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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이미지는 반항아적 분위기를 물씬 풍기던 최고의 청춘스타 제임스 딘으로 인해 부각됐다. 직접 레이싱 경기에 참가하는 등 스피드를 사랑했던 제임스 딘이 선택한 차, 포르쉐 550 스파이더로 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제임스 딘이 사망하면서 포르쉐 550 스파이더는 더 주목받았다. 마치 제임스 딘이 사후에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것처럼 말이다. 또한, 그의 연인이었던 피어 안젤리가 “나의 사랑은 포르쉐와 함께 죽었다.”라는 말로 인해 제임스 딘과 포르쉐 550 스파이더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존재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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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지 차저와 근육맨 빈 디젤

1960년대 등장한 머슬카는 미국 젊은 층의 열망이 담겨있다. 당시 젊은 층은 유럽산 스포츠카에 대한 욕구가 들끓었고 자동차 제조사들 역시 유럽산 스포츠카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 욕구와 시대적 배경이 머슬카라는 독자적인 세그먼트를 만들어냈고 그중에서 포드 머스탱, 쉐보레 카마로와 함께 닷지 차저는 머슬카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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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지 차저는 1966년 등장 당시 V8기통 엔진을 얹어 출시됐다. 5.2L, 5.9L, 7.0L 등 다양한 라인업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1세대 닷지 차저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으나 디자인을 살짝 손보고 RT 트림, 426 헤미 엔진을 얹은 고성능 모델 등을 2세대에 넣으면서 판매량과 인기가 솟아올랐다. 규제와 트렌드에 따라 변화를 가지며 현재 7세대까지 이어오고 있지만 본연의 아이덴티티는 고수하고 있다. 바로 고배기량에 ‘직빨’, 근육질의 자동차를 뜻하는 ‘머슬카’에서 느껴지는 강력한 카리스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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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 빵빵 카리스마가 빛을 발하는데 큰 역할을 해준 것은 다름 아닌 근육 괴물 빈 디젤이다. 영화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서 다양한 머슬카를 타고 본인의 근육도 유감없이 뽐냈지만 유독 닷지 차저가 빈 디젤과 잘 어울렸다. 중저음의 목소리 톤, 언제든 날릴 수 있다는 듯 걷어올린 양팔, 크나큰 민머리에 묵직한 액션이 특히나 그러했다. 분노의 질주 1편부터 8편에 이르기까지 머슬카, 그것도 닷지 차저와 함께하면서 자연스레 ‘빈 디젤=머슬카(닷지 차저)’ 이미지가 굳어졌다. 올해 닷지가 빈 디젤과 공식적인 계약을 맺고 약 3편의 광고까지 찍었으니 그 이미지는 더욱 견고해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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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엘도라도와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아메리카 대륙은 풍요로움이 가득 차 있었다. 풍요는 생활과 소비에 고스란히 스며들어 화려하고 고풍스러운 자동차가 득세를 이뤘다. 그중에서도 화려함의 극치로 꼽히는 것이 바로 캐딜락 엘도라도다. 길고 매끈하게 뻗어나가는 차체에 테일 핀으로 독특한 디자인을 완성시켜 화려함+우아함, 그리고 섹시함까지 담았다. 테일핀은 세계적인 디자이너 ‘할리 얼’이 고안했는데 전투기의 날개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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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도라도는 단순히 스타일리시한 자동차가 아니다. 전투기에서 영감을 따온 것에서 알 수 있듯이 5.4L V8 엔진을 얹어 성능 면에서도 풍요로움으로 중무장했던 차다. 엘도라도 중에서도 1959년형 엘도라도는 영화 ‘핑크 캐딜락’ 출연하며 큰 인기를 구가하며 핑크 캐디라는 사랑스러운 별명까지 얻었다. 이 당시 미국 대중문화의 아이콘이었던 로큰롤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는 핑크 캐디를 구입해 자신의 어머니에게 선물한 바 있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캐딜락 덕후’라고 표현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캐딜락의 자동차를 좋아했는데 62시리즈 컨버터블, 1956년, 1960형 엘도라도 컨버터블 등을 구입해 커스텀 마이징을 거쳐 화려하게 타고 다녔다. 풍요, 럭셔리, 화려한 대중문화의 절정에 엘도라도가 있었고, 엘비스 프레슬리가 있었다. 엘도라도와 엘비스 프레슬리는 여전히 미국인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존재로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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