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A5 스포트백 2.0TDI 콰트로 시승기
  • 류민
  • 승인 2013.05.03 00:00

"쿠페의 감성적인 스타일링, 세단의 안락함과 편의성, 아반트의 실용성." 2013년, 아우디 코리아가 A5 스포트백을 출시하며 덧붙인 말이다. 세단, 쿠페, 왜건의 장점이 골고루 섞여있다는 뜻이다. 밑바탕 삼은 A4와의 차이점도 이 설명에 그대로 담겨있다. A5 스포트백의 스타일과 짐 공간이 한결 늘씬하고 넉넉하다.



최근 자동차 업계에선 ´틈새 공략´이 유행중이다. 차급과 장르 등 기존 자동차 분류법을 벗어난 모델이 점점 늘어나는 중이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3사 역시 이런 차종을 앞 다투어 출시하고 있다. 경쟁은 중형세단과 대형세단의 경계에서 시작됐다. 메르세데스-벤츠의 CLS-클래스, BMW 5시리즈 GT, 아우디 A7 등이 신호탄이었다.


시장을 열어젖힌 주인공은 벤츠였다. 지붕을 납작하게 누른 세단, CLS를 내세웠다. 그리고 이를 4도어 쿠페라고 주장했다. 스타일에 ´올인´한 CLS는 대박을 냈다. BMW는 높고 큼지막한 차체에 해치도어를 붙인 5시리즈 GT로 맞불을 놨다. 거대한 몸집 덕분에 7시리즈보다 넉넉한 공간을 뽐냈다.


한편, 아우디는 시장에 가장 늦게 발을 들인 ´지각생´이었다. 하지만 벤츠와 BMW의 빈틈을 정확하게 파고들었다. A7에는 CLS의 화려한 스타일과 5시리즈 GT의 실용성 등이 적절하게 녹아있었다. 그 결과 A7은 CLS와 5시리즈 GT 사이에서 방황하던 소비자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그런데 아우디의 반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A7의 축소판인 A5 스포트백으로 한 급 아래 시장도 공략했다. 이번에는 아우디가 한발 빨랐다. 컴팩트세단과 중형세단의 틈새시장은 ´노마크´ 상태였기 때문이다. A5 스포트백은 이름 그대로 A4와 A6의 경계에 자리했다. 아우디의 발빠른 행보는 ´가지치기의 달인´ 폭스바겐 그룹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앞모습은 DNA를 나눈 A4와 비슷하다. 28㎜ 넓고 36㎜ 낮은 까닭에 A5 스포트백의 ´자세´가 한층 더 탄탄해 보일 뿐이다. 헤드램프와 공기흡입구의 안쪽 모양도 약간 다른데, 자세히 살펴보지 않는 한 눈치 채기 힘들다. 헤드램프에 ´면 발광´ 방식의 주간주행등을 달아 냉랭한 느낌을 낸 것도 같다.



하지만 옆모습과 뒷모습에서는 A4와의 연관성을 찾기 힘들다. 차체 절반 위쪽의 생김새가 전혀 다르다. C필러를 완만하게 떨어뜨려 날렵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지그시 누른 지붕도 옆모습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뾰족한 꽁무니와 어우러져 매끈한 실루엣을 만든다. 아울러 빠듯한 창문라인과 함께 ´쿠페 스타일´이라는 아우디의 주장도 뒷받침한다.


도어 역시 쿠페답게 창틀을 싹둑 잘라낸 프레임리스 타입이다. 도어 핸들을 당기면 창문도 슬쩍 내린다. 네바퀴굴림 방식을 암시하는 듯, 어깨에는 곡선이 너울대는 캐릭터라인도 그었다. 해치도어로 완성한 뒷모습에서는 A7의 이미지가 고스란히 포개진다. 뒷모습에 잔뜩 서린 긴장감은 A5 스포트백과 A4를 뚜렷하게 구분 짓는 담벼락이다.



실내에는 A4의 스포티한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 놓았다. 계기판과 센터페시아를 하나로 묶은 운전자 중심 구성이다. 물론 대시보드의 우드패널을 뜯어내고 계기판을 둘러싼 패널 형상을 바꾸는 등의 변화도 주었다. 조립 완성도와 감성품질에 대한 아우디의 병적인 집착은 오밀조밀 빈틈없이 엮은 센터페시아와 센터콘솔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시승차는 A5 스포트백 2.0 TDI 콰트로 다이내믹. ´뱅 앤 올룹슨´사의 사운드 시스템까지 갖춘 모델이다. ´풀옵션´ A4의 편의 사양에 앞 시트 통풍기능이 더해져 있다. A4와 마찬가지로 오디오의 성능은 훌륭하다. 소리의 질과 균형이 경쟁 모델 중 최고 수준이다. 동급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공간감 늘리는 기능도 있다.


A4와의 결정적인 차이는 짐 공간에서 다시 한 번 드러난다. 평소 크기는 480L로 A4와 같다. 하지만 뒤 시트를 접었을 땐 28L 큰 980L로 늘어난다. 그런데 핵심은 크기가 아니라 ´접근 편의성´이다. 짐을 넣고 빼는 과정이 확연히 수월하다. 커다란 해치도어 덕분에 짐을 ´툭´ 던지면 ´쏙´하고 들어간다. 유모차처럼 큰 짐을 실어보면, 세단과의 차이점이 피부에 와 닿는다.



현재 국내에는 A5 스포트백 2.0TDI 콰트로 한 가지만 수입된다. 옵션에 따라 기본형과 다이내믹으로만 나뉜다. 엔진은 직렬 4기통 2.0L 디젤 터보. 최대 177마력, 38.8㎏․m의 힘을 내며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와 맞물려 ´제로백´ 7.9초의 성능과 15㎞/L의 연비를 낸다. 구동방식은 네바퀴굴림이다.


파워트레인의 반응은 A4 2.0TDI 콰트로와 비슷하다. 묵직하게 힘을 쏟아내는 엔진과 똘똘한 변속기가 어울려 부드러운 가속과 활기찬 가속의 경계를 넘나든다. 하체의 반응 역시 마찬가지다. 사뿐하되 끈기 있다. 파워트레인과 운전대, 서스펜션의 세팅을 자유자재로 주무르는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도 이 같은 양면성을 한 몫 거든다.



엔진의 소음과 진동은 동급 경쟁자의 딱 중간 수준이다. 디젤 엔진의 소음을 벤츠처럼 무조건 틀어막지도, BMW처럼 여과 없이 풀어내지도 않았다. 아이들 상태에서는 먹먹하다가 회전에 살을 붙여 나가면 디젤답지 않은 두툼한 소리를 낸다. 진동은 발끝에서 살짝 느껴지는 정도다. 콰트로는 평소 앞뒤 구동력을 40:60으로 나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70:30에서 15:85까지 자유자재로 바꾼다. 반면, 네바퀴굴림 방식의 단점은 토크 벡터링 기술로 감췄다. 토크 벡터링은 차체 안쪽 앞뒤 바퀴의 회전을 조절해 운전자가 의도한 궤적을 보다 매끈하게 돌아나가게 돕는 기술이다. 덕분에 언더스티어 현상과 운전대 엉기는 느낌이 이전에 비해 확연하게 줄었다.


A5 스포트백은 현재 마땅한 라이벌이 없다. 곧 출시될 BMW 3시리즈 GT와 견줄만하나, 이마저도 성격이 꽤 차이난다. 때문에 A5 스포트백은 플렛폼을 공유하는 A4와 종종 비교되곤 한다. 그런데, 둘의 가격 차이가 크다는 볼멘소리가 적지 않다. 내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승 전, ´차 크기도 비슷한데?´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런 의문은 시작 가격의 단순비교에서 비롯됐다. A4 2.0TDI 콰트로는 4,960만 원부터, A5 스포트백 2.0TDI 콰트로는 5,840만 원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옵션이 같은 모델끼리 비교해보니 차이가 590~ 610만 원으로 줄어들었다. 실상을 알고 나선 생각도 바뀌었다. A4와 A5 스포트백을 구분 짓는 매력의 가치로는 충분했기 때문이다.










글 류민 기자 | 사진 한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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