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센추리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 박병하
  • 승인 2019.05.17 09:00

일본 토요타자동차(이하토요타)가 자사의 초대형 최고급 승용차, 센추리(Century)의 제작 과정을 담은 자료를 발표했다. 토요타 센추리는토요타그룹이 생산하는 모든 자동차들 중에서 가장 호화로운 자동차이자 현재 일본에서 생산되고 있는 유일무이한 쇼퍼드리븐 전용 세단으로, 일본의 재벌가나 고위 공직자용 의전 차량으로 극소수만 생산된다. 또한일왕가의 의전용 자동차로도 유명하다. 일본 최고를 자처하는 최고급 럭셔리 세단, 토요타 센추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훑어 본다.

01.jpg

토요타 센추리는 무려 반세기에 달하는 역사를 자랑하는전통의 초대형 쇼퍼드리븐 럭셔리 세단이다. 1967년 초대모델이 탄생한 이래 30년동안 생산되다가 1997년에서야 2세대 모델로 거듭났고, 지난해에20년만의 풀모델체인지를 맞았다.

02.jpg

센추리는 토요타의 동후지 공장(구 칸토자동차공업)에서 한 대 한 대 수작업으로 생산된다. 이 공장은 여타의 자동차 공장과는 상당히 다르다. 표준화된 공정이줄줄이 이어지는 생산 라인은 커녕, 온갖 종류의 육중한 기계가 내는 소음들도 거의 없다. 그 기계들이 해야 할 일들은 모두 소수 정예의 숙련된 ‘장인’들이 도맡는다. 현대적인 공장식 생산이라기보다는 20세기 초의 자동차 생산방식과도 닮아 있다.

03.jpg

센추리가 생산되는 동후지 공장은 공장(工場)이 아닌, ‘공방(工房)’으로부른다. 그리고 이 공방에서 일하는 이들은 ‘장인’이라고 불리며, “타협 없는 고품질에 대한 집념”, “우수한 기능과 기술의 전수”, 그리고 “완성도 높은 이상적인 자동차를 실현한다”는 세 가지 마음가짐으로 작업에임하고 있다고 말한다. 생산은 크게 프레스, 차체, 도장, 조립, 검사의 5단계 공정으로 이루어진다.

04.jpg

3세대 토요타 센추리의 외관에서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그 사이드 캐릭터라인에있다. 센추리의 벨트라인 아래쪽에 새겨진 어깨선은 다른 차종에 비해 유난히 도드라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일본의 전통 목공예 기법 중 하나인 키쵸멘(几帳面)에서모티브를 가져온 것이다. 키쵸멘은 헤이안 시대(794~1185)의귀족들이 사용했던 칸막이의 일종인 키쵸(几帳)의지지대를 제작하는 기법을 말한다. 나무 기둥의 모서리를 둥글게 깎아내면서도 모서리를 도드라지게 성형함으로써장식적인 요소를 더하는 기법이다.

05.jpg

이 작업은 일반인의 상상을 뛰어 넘는 꼼꼼함과 집중력, 그리고 정교한 손기술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오로지 수작업으로 모서리의선을 따라 자로 잰 듯 일정하게 깎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 일본어에서 키쵸멘이라는 단어가 ‘꼼꼼하고 치밀한’ 성격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사용되는 것도 여기서 비롯되었다. 그리고 이 키쵸멘 기법을 접목한 토요타 센추리의 사이드 캐릭터 라인들은 오직 숙련된 장인들의 꼼꼼함과 집중력, 그리고 손기술로 완성된다. 센추리의 차체를 제작하는 장인들은 프레스공정을 거친 차체면의 미세한 면의 굴곡 하나하나를 수정해 나가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한다.

06.jpg

차체를 완성하는 것 또한 상당히 고된 작업이다. 센추리는 토요타 그룹의 그 어떤 차종보다도 조립품질에서 완벽을 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도어의 단차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이는 초대형 고급승용차인 센추리의 특성 상, 도어의 크기는 물론, 도어에설치되는 각종 의장품으로 인해 중량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센추리의 도어는 초기공정에서 인위적으로뒤쪽이 약간 들려 있는 각도로 장착된다. 중량으로 인해 내려오게 될 약간의 각도까지 계산한 것이다. 그리고 조립이 완료되면 차체의 시작부분부터 끝부분까지 모든 것을 육안으로 확인하는 절차를 밟는다.

07.jpg


차체에 최종적으로 옷을 입히는 도장 작업 역시 일반적인자동차들과는 다르다. 일반적인 자동차들은 도장면의 층이 대략 4층으로이루어지는 반면, 센추리의 도장면은 총 7층으로 이루어져있다. 그만큼 도장의 두께가 두터운 것은 물론, 한층 풍부하고깊은 색상을 표현할 수 있다. 센추리의 도장은 일본식 옻칠 기법에서 착안한, 도장면 중간에 물을 이용해서 표면을 더욱 매끄럽게 다듬는 과정이 적용된다. 이공정을 총 3회 반복하고 나서야 최종 코팅이 이루어지며, 이를통해 거울과도 같은 광택을 자랑한다.

08.jpg

09.jpg

실내에 설치되는 대부분의 내장재들 또한 수작업으로자리를 잡는다. 뒷좌석의 VIP를 위한 타워형 콘솔 역시수작업으로 설치된다. 타워형 콘솔은 송풍구를 비롯해, 전용아날로그 시계, 디스플레이 등, 많은 수의 기재가 설치되는부분으로, 숙련된 장인의 감각과 기술을 통해 한 치의 오차 없이 정확하게 설치된다.

10.jpg

11.jpg

차량이 완성되면, 토요타그룹 내에서 가장 까다로운 검사과정을 거친다. 차체의 도장면에 대한 검사는 수많은 형광등은 물론, 인공 태양광 조명까지 동원하여 차체의 미세한 왜곡이나 도장불량까지 잡아낸다.이와 같은 길고도 복잡한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하나의 센추리가 완성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12.jpg

그리고 하나의 센추리가 완성되면서 함께 완성되는 것이하나 더 있다. 그것은 바로 ‘히스토리 북’이라는 이름의 책자다. 이 책자의 내용은 하나의 센추리가 완성되는시작부터 끝까지의 모든 내용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는 작업 내역서로, 이 책자들은 전량 토요타 동후지공장에 보존된다. 히스토리 북에는 차량의 각 공정을 마무리한 담당자의 성명과 날짜, 검사 결과 등이 모두 수록된다. 토요타는 “센추리를 제작하는 작업자들은 50년이 넘는 센추리의 역사를 자랑스러워하고있으며, 기 기술에 대해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13.jpg

토요타 센추리는 토요타 그룹의 그 어떤 자동차들보다도아이러니한 자동차다.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현대적이고 효율적인 생산 방식을 실천하고 있는 토요타그룹의 자동차들 중에서 가장 구시대적이고 비효율적인 생산방식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안에는현대적인 생산 방식의 자동차들을 뛰어넘는 강박증에 가까운 품질과 현대적인 생산 방식으로 만들어진 자동차는 갖지 못하는 무형의 가치들을 품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정신을 통해 토요타 센추리는 앞으로도 일본 최고의 럭셔리 세단으로 군림할 수 있을 것이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