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528i 리뷰
  • 박병하
  • 승인 2014.08.29 00:00

BMW 5시리즈는 한국 수입차 시장 최대의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이다. 한국의 수입차 시장은 세계에서 5번째로 많은 5시리즈가 팔리고 연간 1만 대가 넘는 5시리즈 세단들이 지금도 판매되고 있다. 물론 한국 시장에서 5시리즈의 핵심 모델은 2.0리터 디젤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520d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5시리즈를 살펴보고자 한다. 2.0리터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528i가 그 주인공이다.




디젤 승용차가 보편화되기 전의 시점에서는 3리터급, 혹은 그에 준하는 가솔린 모델들이 판매를 견인해 왔다. 그리고 그 주역은 528i나 530i 등의 모델들이었다. 현재 5시리즈의 가솔린 파워트레인 모델은 M5를 제외하면 528i가 유일하다. 디젤 파워트레인을 중심으로 수입차 시장의 판도가 뒤바뀐 오늘날에는 그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245마력의 2.0리터 가솔린 심장을 가진 528i를 시승하며 그 실력을 체감해 본다.




전장은 4,907mm, 전폭은 1,860mm에 달한다. 큰 차체에서 나오는 당당한 풍채는 큰 차를 선호하는 한국 시장의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충분하다. 물론 동급에서 이보다 수치 상으로 조금 더 큰 차들도 있지만, 5시리즈는 동급에서 시각적으로 유독 커 보인다. 풍부한 볼륨감을 가진 긴 보닛과 앞뒤 휀더, 그리고 긴 휠베이스가 그러한 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는 듯하다.




작년 하반기에 한 차례의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5시리즈는 외관의 디테일들을 손 보고 사양 및 모델 라인업을 재정비했다. 외관은 기존 모델에 비해 큰 차이는 없으나, 디테일 전반에 직선적인 느낌을 가미하여 완성도를 한 단계 높였다. 시승차인 528i 럭셔리 xDrive 모델에는 액티브 벤딩 라이트가 적용된 어댑티브 LED 헤드램프가 적용되어 있다. 키드니 그릴과 범퍼 등에 크롬 장식이 좀 더 많이 사용되어 있다. 휠 디자인은 520d 럭셔리 xDrive 모델과 같다.



도어를 열고 차 안에 들어서면 화사한 파스텔 톤의 인테리어가 운전자를 맞는다. 전반적으로 BMW스런 분위기를 물씬 풍기면서도 화려한 분위기가 돈다. 스티어링 휠은 3스포크 타입이지만 스포츠 타입이 아닌 무난한 형상을 하고 있다. 직경은 다소 큰 편. 5시리즈는 2014년식부터 전모델에 열선 기능이 추가되어 있어 추운 날씨에서의 운전에 도움이 된다.



터치 필기 인식이 가능한 i-드라이브 컨트롤러와 하만카돈 서라운드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한글 필기 인식 능력도 수준급이고 인터페이스의 개선으로 다루기가 한결 편해졌다. 하만카돈 서라운드 시스템은 대부분의 음역대에서 고른 음색을 보여주는 점이 만족스럽다. 중앙의 센터콘솔 박스는 7시리즈와 동일하게 좌우로 열리는 방식이다. 전방의 컵홀더 사이에는 키를 꽂아둘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계기판은 일체형 LCD 디스플레이로 되어 있고 에코-프로, 컴포트, 스포츠 모드에 따라 3 가지 디자인으로 변경된다. 또한 컴포트 모드의 패널은 주간에는 폰트 컬러가 백색으로, 야간에는 오렌지 빛으로 변환된다. 중앙의 공간은 HUD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 HUD에 출력되는 정보를 나타내는 공간이다. 스포츠 모드의 디지털 속도계는 520d의 것과 마찬가지로, 속도의 변화량에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



앞좌석 시트는 부드러운 착석감과 풍부한 쿠션감을 지니고 있다. 과격한 주행에서 몸을 잡아주거나 하는 능력은 본격적인 스포츠 시트에 비해 부족하지만 일상에서의 운행에는 충분하다. 앞좌석 시트는 8-way 전동 조절 기능과 3단계 열선 기능을 지원하고 운전석은 2 개의 메모리 기능이 제공된다. 하지만 BMW 모델들이 으레 그렇듯, 요추받침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뒷좌석의 공간은 신장 180cm 이상의 남성이 승차해도 크게 무리가 없는 정도의 넓은 공간을 제공한다. 다리 공간도 충분히 확보 되었지만 무엇보다도, 머리 공간과 어깨 공간이 넓어 체감 상으로 훨씬 넓은 느낌을 준다. 트렁크는 520리터의 넉넉한 용량을 제공한다. 리어시트의 폴딩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그 외에도 (키를 소지한 경우)손에 짐을 들고 있는 상태에서 트렁크를 개폐해야 하는 경우에 유용한 컴포트 엑세스 기능 또한 지원된다.



528i는 최고출력 245마력/5,000~6,500rpm에 최대토크 35.7kg.m/1,250~4,800rpm을 내는 2.0리터 트윈스크롤 터보 엔진이 탑재되고 자동 8단 스텝트로닉 변속기가 합을 이룬다. 이 파워트레인에서 나오는 힘은 BMW의 상시 4륜 구동 시스템인 X-드라이브를 통해 각각의 휠로 전달된다. 공인연비는 복합모드에서 11.7km/l, 도심 10.0km/l, 고속도로 14.6km/l로 나타나 있다.



가솔린 심장을 가진 528i는 일상에서 스트레스 없이 운행할 수 있다. 저회전에서 소음 유입량이 적기 때문이다. 외부 소음은 무난한 편이다. 또한 520d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부드러운 하체는 안락한 승차감을 만들어낸다. 때문에 일상적인 운행에서 오는 피로감은 적은 편이다. 에코 프로 모드를 활용하여 경제운행을 중심으로 운행하면 연비는 공인연비에 비교적 가깝게 나온다. 도심(혼잡,원활)에서는 7.8km/l, 9.8km/l의 연비를 보였고, 고속도로에서는 14.8km/l정도를 기록했다.



스포츠 모드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밟고 차를 재촉하기 시작하자, 자극적인 음색의 엔진 소음이 실내를 휘감는다. 8단 스텝트로닉 변속기는 분주히 움직이며 맹렬하게 가속되기 시작한다. 1단에서 50km/h를 넘기는 시점에서 2단으로 변속되고, 80km/h를 넘기자, 3단으로 변속된다. 그리고 130km/h에 못 미치는 지점에서 4단으로 변속된다. 0-100km/h 가속 시간은 6초대. 최고시속은 250km/h에서 제한된다. 100km/h는 3단에서 5,000rpm을 넘긴 시점에 나온다. 크고 무거운 차체와 4륜구동계를 싣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뜻한 가속력을 보여준다. 150Km/h까지는 순발력 넘치는 기민함으로 즉시 응답해준다. 그 이상의 속도도 무리 없이 반응한다.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감은 명가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실력을 보인다. xDrive의 존재로 고속 주행이 한결 든든하다




코너링은 한 체급 아래의 BMW 모델들만큼 날카로운 느낌을 주지 않는다. 이는 부드러운 하체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섀시에서는 탄탄함이 느껴지긴 하지만, 하체는 그리 타이트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너링 중에는 그런대로 세련된 라인을 그려낸다. 전반적으로 520d에 비하면 훨씬 균형 잡힌 몸놀림을 선보인다. xDrive 시스템 덕에, 급격한 변화에서도 자세를 잘 추스른다. 덩치는 크게 느껴지지만 균형이 잘 잡힌 차체 덕에, 코너링이 즐거운 편이다.



BMW 5시리즈의 가솔린 모델인 528i는 총 4가지의 트림으로 운영된다. 가격 순으로 528i, 528i xDrive, 528i 럭셔리, 그리고 시승차인 528i xDrive 럭셔리 트림으로 이루어져 있다. BMW는 5시리즈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놓으면서 라인업을 재정비하고 가격을 다소 인상했다. VAT포함 가격은 528i가 6,820만원, 528i xDrive 7,220만원, 528i 럭셔리 7,420만원, 그리고 시승차인 528i xDrive 럭셔리 모델은 7,820만원이다.



528i는 주력모델의 자리를 디젤 모델인 520d에게 내어준 지 오래다. 또한 528i는 520d만큼 압도적으로 우월한 경제성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디젤 파워트레인의 면면에 불만족을 느끼고 있다면, 가솔린 모델인 528i에 눈길을 옮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큰 차체에서 비롯된 넉넉한 공간 구성과 가솔린 파워트레인에 상시 4륜구동 시스템까지 장비한 세단으로서는 준수한 연비, 넉넉해진 편의사양 등은 520d와 같다. 그러면서도 반응이 빠른 가솔린 파워트레인과 균형 잡힌 차체, 그리고 상시 4륜구동의 도움으로 깔끔한 주행질감을 보유하고 있다. 같은 배기량의 디젤 모델이 채워주지 못하는 성능과 주행 감각, 그리고 장시간 운행에서의 쾌적함을 채워준다. 같은 배기량의 520d에 비하면 부족한 건 연비뿐이다. 5시리즈를 원하지만 연비보다 즐겁고 쾌적한 운전에 더 집중하고 싶다면 528i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듯하다.



글. 사진 박병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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