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모습, 달라진 성격 - 토요타 올 뉴 스마트 캠리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4.11.20 00:00

한국 토요타 자동차는 2014년 11월, 풀 모델 체인지에 가까운 대대적인 변경을 거친 새로운 캠리를 출시하며,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시승 행사를 제주도에서 열었다. 토요타 캠리는 1세대에서 7세대에 이르기까지 3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토요타의 중형 세단 모델이다. 특히, 7세대 캠리는 이미 2013년에 한국 자동차 기자 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차`로도 선정된 바 있는 모델이기도 하다. 캠리는 전세계 11개 공장에서 생산되어 80여개의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다. 전세계 누계 판매대수는 전 세계에서 1700만대를 넘었으며 토요타 모델들 중 고객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자동차로 이름이 높다.



토요타는 달라진 캠리를 두고, `올 뉴 스마트 캠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제주도에 위치한 신라 호텔 제주에서 진행된 `2015 올 뉴 스마트 캠리`의 신차 발표회를 겸한 미디어 시승 행사에는 달라진 캠리를 경험하기 위한 취재진들로 북적였다. 이 날 행사에서는 한국 토요타 자동차의 요시다 아키히사 대표는 물론, 토요타의 부 수석 엔지니어인 나카노 토시히로 또한 동석하여 자리를 빛내었다.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온 올 뉴 스마트 캠리는 다음과 같은 구성으로 재차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달라진 캠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뭐니뭐니해도 확연하게 달라진 익스테리어에 있다. 부분변경 작업은 대체로 차량의 전/후면의 디자인을 고치는 정도에서 마무리되는 반면, 캠리는 차체 안팎으로 풀 모델 체인지에 가까운 변화를 맞았다. 지난 4월 뉴욕 오토쇼에서 처음 선을 보인 이래 그 어느 때 보다 가장 과감한 변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발론에서 이어지는 스타일링 기법을 채용한 캠리는 `킹 룩`이라는 중심 디자인 개념 하에, 앞범퍼에서 뒷범퍼까지, 바닥에서 지붕까지, 2천 개가 넘는 부품을 교체하거나 재설계했다. 새로운 헤드램프는 물론, 공격적인 형상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날카로운 안개등 디자인까지 어우러져, 역대 캠리 중에서 더욱 과감하고 도전적인 스타일링을 선보인다.




입체감을 살린 차체 옆 모습과 다로로 쭉 뻗은 형태의 후면 디자인은 `와이드 앤 로우` 스타일을 구현하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토요타 측은 이를 두고, 마치 운동선수와도 같은 느낌을 주게 된다고 말한다. 전반적으로 이전의 캠리에 비해, 벌크업 된 느낌은 물론, 더 당당한 신수를 지녔다는 느낌이 든다.



실내 역시, 좀 더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기 위해 상당한 부분을 교체하거나 재설계했다. 손이 닿는 부위에는 소프트 재질의 마감 소재를 적용하여, 질감 면에서의 발전을 이루었다. 버튼들의 조작감은 상당한 수준으로, 누르는 질감과 손에 닿는 느낌이 묘하게 부드러우면서도 신뢰감이 있다. 하지만 버튼의 크기가 지나치게 커진 느낌이 있다. 기능들을 사용하기에는 일절의 불편함이 없으나, 이러한 스타일에 익숙치 않은 운전자에게는 다소 어색하거나 우스꽝스럽게도 느껴질 수도 있는 부분이다.


꼼꼼한 바느질로 이루어진 대시보드와 좌석, 그리고 새틴 크롬 소재의 메탈 장식에 이르는 일련의 변화에서는 감성 품질을 끌어 올리기 위한 시도가 엿보인다. 각종 조작 패널의 디자인은 물론, 계기반과 스티어링 휠 등도 변경 되었으며, 플로팅 씬-데크 센터스택 개념을 도입하는 등의 제법 굵직한 변화를 거쳤다.


캠리의 인테리어에서 가장 많이 변한 것은 다름 아닌 좌석이다. 부드럽고 안락하게 몸을 받쳐주었던 이전의 느낌과는 확연히 달라진 질감으로 운전자를 맞는다. 새로운 캠리의 좌석은 상당히 단단하게 만들어져 있다. 앞좌석과 뒷좌석에 관계 없이, 온 몸에서 느껴지는 단단함은 흡사 유럽 세단을 모방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품게 만든다. 이전의 부드러운 질감을 선호했던 운전자에게는 다소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듯하다. 트렁크 용량은 기존 모델과는 차이가 없다.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택하면 트렁크 용량이 다소 줄어든다는 점도 기존 모델과 상동하다.



시승 행사에서는 가솔린 2.5리터 엔진의 XLE 모델, 그리고 앳킨슨 싸이클 엔진과 전기모터가 조합된 2.5 하이브리드 모델의 두 가지 사양의 캠리를 경험할 수 있었다. 두 파워트레인은 별도의 변경 사항이 없으며, 정부 공인 표준 연비도 기존과 동일하다.


2.5리터 엔진을 장착한 XLE 모델은 동급에서 가장 정숙한 세단으로 통하게 될 듯하다. 회전 수를 3,000rpm이상 높이지 않으면, 실내는 항시 정숙하고 4기통으로서는 부드러운 회전질감을 가지고 있어, 파워트레인에서 오는 소음 및 진동은 적은 편이다. 기존의 모델도 동급 최고 수준의 정숙성을 보유했었지만, 새로운 캠리는 정숙성 면에서는 그 보다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갔다는 인상이 남는다.



하지만 승차감 부분에서는 성격이 확연히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다. 안락하면서 여유가 있었던 기존의 캠리와는 다른 탄탄함이 꽤나 생소하게 다가온다. 물론, 이 덕분에 고속에서의 안정감이 다소 상승한 기분이 든다. 가속력은 차체와 배기량에 어울리는 수준의 무난한 능력을 보여준다. 가족용 세단으로서 일말의 부족함이 없는 가속력과 순발력을 지닌 캠리에게서 절대적인 힘의 부족을 느끼기는 어렵다.


하지만 6단 변속기는 개선이 필요할 듯하다. 변속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으며, 시종일관 여유를 부린다. 수동 모드는 숫제 무의미하게 느껴질 정도다. 운전자가 수동으로 변속을 시도해도, 변속하기 적정한 회전 수가 아니라고 판단하면 변속을 하지 않는다.



코너 구간에서는 탄탄해진 하체를 토대로, 이전의 캠리에게서 느끼기 어려웠던 능동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차체 곳곳의 스팟 용접 포인트를 늘려, 강성을 확보했다는 토요타의 주장에 어느 정도 수긍이 가게 만드는 대목이다. 섀시에서는 보다 든든해진 느낌을 받게 되고 하체에서는 보다 능동적으로 조향에 대응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시종일관 깃털 같이 가벼운 스티어링 휠은 고속 주행에서 불안감을 안겨줌과 동시에, 급격한 코너에서도 차의 제어가 쉽지 않다. 접지력이 낮은 타이어 역시, 이러한 불안감을 조성하는 주요 원인이다. 서스펜션의 설정도 다소 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부드러움과 탄탄함의 경계에서 자리를 잘못 잡은 듯한 느낌이 든다. 세팅도 다소 애매하여, 균형감이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 좌우의 롤링은 효과적으로 잡아냈지만, 자잘한 상하 바운싱을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전과 같은 안락함이 희석되면서 애매한 세팅으로 승차감에서 손해를 봤다는 기분이 든다.


게다가 단단해진 좌석은 서스펜션이 미처 거르지 못한 노면의 충격을 실시간으로 운전자에게 전달하는 것도 모자라, 등받이의 양날개와 착좌부의 형상이 의외로 빈약하여, 급격한 코너에서 운전자의 몸을 제대로 잡아주지 못한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2.5리터 모델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물론, 전혀 다른 개념의 구동계를 사용하는 것에서 오는 차이점이 가장 크게 느껴진다. 전자 제품의 전원을 올리는 느낌에 가까운 시동 초기에서부터 부드러운 반응은 물론, 전기차 모드를 통해 보다 정숙하고 쾌적한 느낌을 준다. 정숙성에서의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진 덕에, 캠리 하이브리드는 이전보다 렉서스와도 비견될 정도로 조용한 하이브리드가 되었다.


가속력 역시, 보다 늘어난 체중을 지니고는 있으나, 2.5 XLE 모델 대비, 넉넉한 출력과 토크를 통해, 한층 가볍게 가속을 진행시킨다. 고속으로의 돌입도 그다지 어렵지 않으며, 2.5리터 모델에 비해 한층 시원스런 느낌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2.5리터 XLE 모델이 가지고 있는 아쉬운 점은 하이브리드 모델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다만, 보다 무거운 차체와 반 단계 정도 더 탄탄해진 하체를 지니고 있을 뿐이다.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캠리를 직접 마주하면서 `달라졌다`는 느낌과 `변했다`는 느낌이 든다. 첫 만남 때에는 `달라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보다 도전적이고 스포티한 감각으로 돌아온 디자인은 분명 반가운 변화이고, 판매에서 대단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보다 젊고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하여,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려는 시도로도 보여질 수 있다. 인테리어와 기능들은 더욱 쓰기 편하게 개선된 점 역시 만족스런 부분이다.



하지만 새로운 캠리의 운전대를 잡고, 페달을 밟으며 직접 경험을 하다 보면 `변했다`는 느낌이 더 많이 든다. 새로운 캠리는 기존의 고정관념 속에 있던 캠리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기존의 캠리는 편안하고 정숙하며 동급에서는 준수한 수준의 연비와 넉넉한 공간을 지녔던 가족용 세단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새로운 캠리도 이전 모델의 성격들을 대부분 계승했으나, 결정적인 한 가지에서 `변했다`는 느낌을 준다. 바로 `승차감`이다. 기존의 캠리에 비해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성이 향상된 느낌을 받게 된 것은 분명 반가워할 만한 변화다. 그렇지만, 이전 모델이 지니고 있었던 편안함은 상당히 희석되었다.



전반적으로 볼 때, 가족용 세단의 부드러운 성격을 전형적으로 보여 주었던 캠리에 유럽산 자동차들이 가진 탄탄함과 세련된 기동 특성을 접목시키려 한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지금까지의 캠리와는 상당히 다른 성격을 보이면서, 새로운 고객층을 노리려는 시도로도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몇 번의 시행착오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온 올 뉴스마트 캠리는 토요타의 가장 큰 기대주이자, 볼륨 모델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새로운 캠리의 활약 여하에 따라, 한국 토요타 자동차의 미래가 달라진다. 새로운 사양들이 다수 추가 되었으며, 매력적인 디자인까지 갖춤으로써 상품성을 크게 끌어올리면서도 가격은 기존의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새로운 캠리는 2015년 중형 세단 시장의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