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차의 자존심 300C AWD
  • 김재민
  • 승인 2014.12.15 00:00

듬직하다 못해 육중한 거구 속에 강력한 에너지를 숨긴듯한 인상은 과묵하고 묵직해 보인다. 고전적인 인상은 날렵하고 스포티한 모습을 떠올리기에는 큰 장애물이 된다. 유럽차와는 완벽히 차별되는 디자인이다. 미국의 차들이 그들의 아이덴터티를 버리고 하나 둘씩 유럽의 스타일로 변모해 갈 때도 크라이슬러는 미대륙의 기질을 고집스럽게 유지하고 있다. 더욱이 다임러와의 한 번의 만남 속에서도 미국차다운 모습을 명확히 살려낸 디자인과 성능으로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300C는 크라이슬러를 대표하는 간판 모델이었던´300´시리즈의 직계 후손이다. 300M의 단종과 함께 2005년부터 그 모습을 드러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모델은 2011년 플랫폼을 제외하고 겉과 속, 모두를 바꾼 2세대 모델이다.



중후한 중년의 매력이 묻어난다.

1세대에는 네 각이 명확하게 살아있는 직사각형의 디자인이 반영된 요소들이 곳곳에 묻어있었다. 2세대는 1세대에 비해 직사각형의 각 모서리를 둥글게 다듬어 사나운 성격을 조금은 순하게 누그러뜨렸다. 그래서인지 외모도 조금은 세련된 느낌이다. 우락부락한 인상이었던 1세대 모델의 표정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 묻어난다. 두툼했던 헤드램프도 LED 데이라이트를 적용하는 한 편, 보다 가늘게 다듬어 세련미를 살렸다. 촘촘한 그물모양의 라디에이터 그릴도 여러 개의 수평 크롬 바를 겹치고 그 위에 크라이슬러 로고를 앉혔다.



측면의 도어 패널은 면이 주는 양감을 그대로 살렸다. 도어패널의 상하부를 인위적으로 구분했던 크롬 장식도 말끔히 제거했다. 중장년층에게 어울리는 미끈한 슈트와 같은 이미지다. 거대한 차체를 떠받치기 위해 19인치 알로이 휠과 235/55R 19타이어를 신겼다.




후면은 트렁크 덮개 부위와 범퍼의 하단 부위의 입체감을 최대한 살렸다. 미국적인 느낌을 살려내면서도 듬직한 모습을 보인다.




후륜구동과 템퍼러리 타이어와 수리 킷을 적재했음에도 불구하고 트렁크 공간은 제법 넓고 넉넉한 편이다.



차의 바닥에서부터 보닛과 트렁크까지의 높이가 창이 차지하는 영역 보다 월등하게 높다. 비율적으로 균형감이 다소 떨어져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튼튼하고 견고한 이미지를 전달하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문득 체구에 비해 한참 작은 창을 가진 군용 기동차량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미국의 많은 래퍼들이 그들만의 개성을 충실히 살려낼 수 있는 차로 300C를 선택하기도 하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비율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전장X전폭X전고는 5070X1905X1495mm이다.



호텔 로비의 휴식공간과도 흡사하다.

1세대의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던 내부 구성은 상대적으로 비약적인 개선을 이뤄냈다. 재질과 마무리, 기능면 등에서 차 값을 생각하면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로 열악했던 부분이었다. 2세대는 눈에 띄는 변화를 가져왔다. 우드그레인과 가죽을 적절히 적용해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를 포함한 실내 전반에 걸쳐 완성도를 높였다. 메탈릭 페인팅은 센터페시아의 디스플레이부분, 송풍구, 센터 콘솔, 윈도우 조작부, 뒷좌석 암레스트 등의 테두리에 적용해 각자의 영역을 또렷이 표현해냈다.




스티어링 휠은 크기가 크고 림의 굵기 또한 굵다. 패들시프트도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패들시프트의 경우, 조작에 편리하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이는 스티어링 휠 뒤편에 숨겨진 오디오 컨트롤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방식보다는 상하로 크기를 키워서 스티어링 컬럼에 배치하는 쪽이 조작에 더 편리할 것으로 보인다. 스티어링 휠의 좌우 스포크위로는 크라이슬러의 모든 모델들이 공유하는 ´U-Connect´시스템과 크루즈 콘트롤 버튼들이 자리잡고 있다. 계기판은 푸른색의 조명이 편안하고 세련된 느낌을 전달해준다. 엔진회전계와 속도계, 그 사이에는 주행정보창과 변속표시창이 배치되어 있다.




센터페시아는 8.4인치 디스플레이영역과 냉난방조작부로 양분된다. 디스플레이창은 터치방식으로 조작할 수 있다. 실시간 도로정보가 반영된 TPEG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차량 세팅, 오디오, 블루투스, 후방카메라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인터페이스 및 버튼과 문자의 크기가 적당해 처음 접하는 운전자의 경우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시트의 소재는 촥좌감이 뛰어난 최고급 나파 가죽을 적용했다. 넉넉한 공간에서 포근하고 안락한 느낌을 받기에 충분하다. 호텔 로비의 격조 높은 휴식공간과도 흡사한 질감을 제공한다.




편의사양도 매우 충실하다. 모든 시트에 열선을 적용했다. 1열시트에는 통풍기능까지 더했다. 센터콘솔의 컵홀더의 냉온기능, 스티어링 휠의 열선기능, 운전자의 체형을 감안해 조절가능한 조절식 페달 등을 제공한다. 특히 505W 출력의 알파인 9-스피커 서라운드 시스템은 웅장하면서 세밀한 음색까지 잡아 선명한 오디오 사운드를 제공한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8방향으로 조정이 가능한 파워시트에 4방향 전동 요추받침 기능을 추가했다.


주차시 전후방 감지센서와 파크뷰 후방카메라, 차체자세제어, 언덕밀림방지장치, 빗길제동보조시스템, 급제동보조시스템, 전방추돌 경고장치, 타이어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 운전석 무릎/프론트 사이드/1,2열 사이드 커튼/1열 차세대 멀티스테이지 프론트 에어백 등의 안전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다. 빗길제동시스템은 와이퍼의 작동속도에 따라 브레이크에 주기적으로 압력을 가해 제동력을 최적화 상태로 유지해 준다.


천정에는 듀얼 패널 파노라마 선루프가 마련해 채광과 환기 등의 기능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개방감이 커 화사하고 아늑한 휴식공간으로의 연출이 가능하다.



체격에 걸 맞는 파워트레인과 구동체계

V6 3.6리터 엔진을 탑재했다. 3.6리터 펜타스타 V6엔진은 워즈오토(Ward´s Auto)에서 2년 연속 ´10대 엔진´에 선정되어 그 성능과 기술력을 받은 엔진이다. 최고출력 286마력, 최대토크 36.0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ZF제의 8단 자동변속기가 2012년부터 적용되어 사용된다. 제원상 공인 복합연비는 8.9km/l 이다. 공차중량은 1,955kg.



AWD 모델은 4륜구동 특유의 특성을 기반으로 눈길이나 빗길 등의 미끄러운 노면이나 곡선도로 등에서 뛰어난 안정성을 발휘한다. 동급 유일의 능동형 트랜스퍼 케이스와 앞차축 동력제한 시스템을 탑재해 도로와 노면상황에 따라 후륜모드 또는 4륜구동 모드로 자동 전환된다. 상시 4륜구동 차량에 비해 최대 5%의 연비절감 효과도 있다.


편안한 주행에 적합한 움직임

시동을 켜면 체구에 걸맞지 않은 엔진 시동음이 잠시 동안 발생하고 금새 아기의 숨소리처럼 고르게 잦아든다. 방음처리 글래스를 포함한 꼼꼼하게 옷깃을 여민 NVH시스템 때문이다. 급가속을 시도하면 엔진의 회전수는 금새 6500rpm까지 치고 올라가며 변속을 만들어 낸다. 2톤에 가까운 체구는 운전자의 기대보다 반박자 빠른 맹렬한 반응을 보이진 않는다. 그러나 디자인처럼 듬직하게 멈칫거림 없이 꾸준하게 속도를 높여나간다. 100km/h의 정속주행을 시도하면 엔진회전수는 1500rpm에서 자리를 잡는다. 안락하고 편안한 주행이 가능해진다. 장거리 이동이 상대적으로 많은 미국의 주행 특성을 고스란히 반영한 듯 하다. 서스펜션을 보다 부드럽게 세팅해 정속주행시 운전자와 탑승자들에게 안락함을 보장했다.



변속레버를 D모드에서 밑으로 내리면 바로 스포츠모드로 변속된다. 느슨했던 신발끈을 단단히 고쳐 메는 느낌을 받는다. 급가속을 시도하면 일반모드에서보다 조금은 강렬하게 지면을 박차는 느낌이 제법 매력적이다. 100km/h의 정속주행을 시도하면 엔진회전수는 2200rpm에서 제자리를 찾는다. 실제 주행 연비는 도심 6km/l, 고속도로 10.5km/l이다.



그러나 곡선주로에서의 짜릿한 주행을 원한다면 300C는 다소 부족한 능력을 보인다. 저속에서는 묵직하게 노면을 누르며 진입과 탈출을 해 준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속도를 높여 굽이길에 돌입하면 부드러운 서스펜션이 무거운 차체의 자세를 견고하게 붙잡아주지 못하는 느낌이 든다. 5미터가 넘는 긴 전장도 한 몫 거든다. 태생적으로 파도를 따라 넘실거리는 요트 같은 성격을 가진 300C에게 유럽 스타일의 다부진 움직임을 기대하는 것은 다소 무리라 판단된다. 300C AWD 모델은 정확한 목적을 가진 차량이기 때문이다. 목적지까지 가장 편안하고 안락하게 주행하는 것이 바로 그 목적이다. 결과적으로 스포츠세단처럼 단단한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느끼기 힘들다. 그리고 300C는 디젤 모델이 있지만 AWD 모델은 디젤 차량처럼 연비가 좋은 것도 아니다. 어쩌면 이러한 이유에서 국내에서의 판매량도 저조한 것이라 판단된다. 300C AWD는 올 1월부터 11월까지 총 66대가 팔렸다.



미국차의 반격을 기대하며

그러나 휘발유 가격이 경유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현재,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많은 중장년층에게는 한 번쯤 권하고 싶은 모델이다. 여유로움이 넘치는 넉넉한 공간과 편안한 승차감을 바탕으로 안전에도 큰 기여를 하는 4륜 구동체계를 보유했기 때문이다. 유럽차가 수입차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국내상황에서 미국차의 입지는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한 방향으로 치우친 시장의 균형을 조금씩 바로 잡아 나갔으면 한다.



판매가격은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66,400,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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