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만듦새 보여준 아메리칸 SUV! - 캐딜락 XT6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20.05.28 11:26

캐딜락의 새로운 SUV 모델, XT6를 처음으로 시승했다. 캐딜락 XT6는 캐딜락이 SUV/크로스오버 위주로 라인업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대형 SUV 모델로, SUV 라인의 플래그십인 에스컬레이드와 중형 크로스오버 XT5의 중간에 위치한다. 이 차는 쉐보레 트래버스, 뷰익 엔클레이브, GMC 아카디아 등과 같은 C1XX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되었다. 캐딜락의 새로운 SUV 모델 XT6를 직접 경험하며 어떤 매력을 품고 있는지 알아 본다. 캐딜락 XT6는 스포츠(Sport) 단일 트림으로 판매된다. VAT 포함 차량 기본 가격은 8,347만원(개소세 인하분 반영).

캐딜락 XT6의 외관은 현재 캐딜락이 신모델을 중심으로 전개해 나가고 있는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2016년 등장한 에스칼라(Escala) 컨셉트의 디자인을 SUV의 형태로  재구성한 모습에 가깝다. 또한 국내 판매되는 XT6는 스포츠 모델로, 전용의 외장사양을 갖추고 있어 한층 스포티한 감각을 자랑한다. XT6는 길이 5,050mm, 폭 1,965mm, 높이 1,750mm의 거구를 자랑한다. 휠베이스는 2,863mm에 달한다.

전면부의 모습은 에스칼라의 얼굴을 거의 그대로 가져온 모습이다. 그동안 캐딜락이 아트 & 사이언스(Art & Science) 디자인 언어를 통해 항상 강조해 왔었던 수직형 헤드램프와 작별을 고하고 근래 유행하는 수평기조의 헤드램프를 사용한 것과 더불어, 두드러지게 강조된 대형의 매시타입 라디에이터 그릴이 눈에 띈다. 이 그릴은 스포츠 모델 전용으로, 블랙 하이글로스 페인팅으로 마감되어 있다. 또한 스포츠 모델 전용의 바디컬러 범퍼는 대형화된 공기흡입구를 비롯하여 날개를 연상시키는 스타일을 곳곳에 부여하고 있다. 그리고 라디에이터 그릴과 마찬가지로 블랙 하이글로스 페인팅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스포티한 분위기를 한껏 자아낸다.

측면에서는 캐딜락 고유의 직선적인 스타일이 강조되어 있다. 이러한 직선적인 차체형상은 SUV에게 기대하게 되는 단단하고 듬직해 보이는 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한다. 차체의 실루엣은 물론, 통상적인 SUV와는 달리, 바디컬러로 마감된 하부 역시 눈에 띈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볼륨감을 대놓고 강조한 것이 아니라, 정갈한 선과 면 처리를 통해 차체의 형상 안에서 은연중에 연출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 덕분에 마치 맞춤 수트를 입은 보디빌더처럼 건장하면서도 도회적인 이미지를 준다.

뒷모습 역시 에스칼라 컨셉트의 그것과 맞닿아 있다. 수평기조가 가미된 새로운 스타일의 테일램프에서 그 접점을 찾을 수 있다. 테일램프는 렌즈면에 스모크 처리가 되어 있어 통상의 SUV 들에 비해 스포티한 감각이 짙게 묻어 나온다. 또한 하부의 메탈 스키드 플레이트와 듀얼 테일 파이프로 스포티한 감각을 한층 강조한다. 

실내 역시 캐딜락의 새로운 디자인 기조가 나타난다. 전반적으로 수평 기조를 강조한 대시보드 레이아웃을 시작으로, 대형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를 채용하고 있으며, 새로운 타입의 스티어링 휠과 기어레버를 적용해 기존의 캐딜락 모델들에 비해 더욱 신선한 느낌을 준다. 또한 고급 마감재를 아낌없이 사용함으로써 실내의 감성품질도 종래의 캐딜락 모델들 대비 한층 향상된 느낌을 준다. 

스티어링 휠은 직경이 큰 편에 속지만 림의 굵기는 의외로 가는 편에 속해 손에 쥐기 편한 느낌이다. 단, 림을 둘러싸고 있는 가죽의 질감이 다소 미끄러지는 느낌이 드는 점이 조금 아쉽다. 계기반은 가운데에 정보창이 배치되어 있는 2-서클 타입으로, 정보를 확인하기 편하게 구성되어 있다. 센터페시아의 기능버튼들은 여전히 터치패드를 이용해 작동되는 방식인데, 이 방식은 여전히 호불호가 갈린다. 특히 비상등까지 터치패드로 되어 있다는 점은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 그리고 기존의 캐딜락 모델들에 있었던 시크릿 박스 수납공간은 없어졌다.

XT6에는 캐딜락의 최신 CUE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다. 이 시스템은 쉐보레의 신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유사한 구조의 UI로 이루어져 있으며, 사용 편의성은 무난한 편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특징이 있다면 'NFC'를 채용했다는 점이다. 스크린의 중앙 하단부에 위치한 NFC 아이콘에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면 자동으로 차량과 블루투스 연결이 이루어진다. 이 덕분에 다소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기존 시스템 대비, 매우 손쉽게 연결이 가능하다.

캐딜락 XT6는 2-2-2 배열의 3열 좌석 배치를 갖는다. 1열좌석은 약간 타이트한 느낌의 착좌감과 더불어 탑승자의 신체를 잘 지지해 주는 느낌이다. 또한 시트의 마감재로 세미 아닐린 가죽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우수한 질감을 선사한다. 물론 스포츠 시트만큼 탄탄한 질감은 아니지만, 장시간의 주행에도 크게 피로감이 적게 느껴지는 편이다. 1열좌석은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에 3단계의 열선기능과 통풍기능을 제공하며, 8방향 전동조절 기능과 전동식 요추받침이 내장되어 있다.

2열좌석은 흔히들 '캡틴체어'라고 부르는 독립식 좌석 구조를 채용하고 있다. 이 덕분에 벤치형 좌석 대비 월등히 편안한 감각을 선사한다. 이뿐만 아니라 실내 전방위적으로 공간이 넉넉하게 설계되어 있어,, 거주성 면에서도 나무랄 데 없다. 이제까지의 캐딜락 모델들이 차량의 절대적인 몸집에 비해 다소 좁은 느낌의 실내를 보여주고 있었던 데 반해, XT6의 실내는 한층 진보를 이룬 느낌이다. 이 덕분에 가족용 SUV로도 손색없는 활용성이 기대된다.

3열좌석은 동급의 3열 SUV와 비교했을 때 평균 이상이라고 본다. 좌석 자체의 착좌감은 다소 부족한 느낌이지만, 임시방편으로 써먹기에는 부족하지 않는 느낌이다. 공간의 경우에는 2열 좌석 승객이 약간만 양보해 준다면 의외로 앉을 만한 공간이 나온다. 물론, 덩치 큰 성인 남성에게는 부족할 수밖에 없는 공간이지만, 동급과 비교하면 적어도 평균 이상의 구성을 보여주는 것은 확실하다.

트렁크 공간의 경우, 3열 좌석을 모두 펼친 상태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공간을 보여준다. 게다가 3열좌석을 접는 순간부터 광활한 트렁크 공간이 조성된다. 그리고 2열좌석까지 몽땅 접어주게 되면 총 2,229리터에 달하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넉넉한 트렁크 공간은 SUV로서의 가치를 크게 높여주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캐딜락 XT6에서 SUV의 가치를 올려주는 또 다른점이 있다면 바로 아예 기본으로 적용되어 있는 '견인장치'다. XT6의 최대견인중량은 1,814kg으로, 대부분의 유럽식 카라반은 소형부터 대형급 모델까지 아무렇지도 않게 견인할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전용의 견인 주행을 보조하는 주행모드까지 제공하는 덕분에 더욱 편리한 레저장비 견인이 가능하다. 견인과 관련한 하드웨어가 충실한점은 레저의 천국인 미국 태생의 SUV다운 점이라고 생각된다.

시승한 캐딜락 XT6 스포츠 모델은 GM의 3.6리터 V형 6기통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사용한다. 이 엔진은 형제차인 쉐보레 트래버스와 정통 픽업 콜로라도에도 실리는 그 엔진이다. 3.6 V6 엔진은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8kg.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GM의 신개발 자동 9단 하이드라매틱 변속기가 맞물린다. 또한 견인주행 전용의 변속로직을 제공한다.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는 대형 SUV인 XT6는 정숙한 차내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차내의 방음 대책이 잘 이루어진 느낌을 많이 받는다. 파워트레인으로부터 넘어오는 소음 외에도 외부 소음 차단능력이 수준급이다. 여기에 14개의 스피커로 작동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기능까지 더해지면서 고급 세단인 CT6의 그것과 견주어도 될 만큼 뛰어난 정숙성을 경험할 수 있다. 차내는 정숙할 뿐만 아니라 내장재들 역시 제대로 조립되어 있어서 주행 중에 신경쓰이는 잡음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다. 미국의 고급 차종들이 대체로 이러한 부분에서 부족하다는 인상을 주지만, XT6는 예외다.

승차감은 덩치에 비해 안정감이 있으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안겨준다. 시승한 XT6는 스포츠 모델 전용의 액티브 댐핑 기능이 적용된 퍼포먼스 서스펜션이 적용되어 있음에도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질감의 승차감을 안겨준다. 큰 요철을 넘을 때에도 충격을 최대한 차내로 전달시키지 않으려는 모습이 기특할 정도다. 이 때문에 차가 마치 대형의 요트처럼 넘실거리다가도 이내 자세를 바로잡는다. 전체적인 안정감을 크게 해치지 않는 느낌이다.

가속력은 2톤을 웃도는 몸무게(2,150kg)의 차에 3.6리터급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고 있는 차로서 충실한 느낌의 성능을 경험할 수 있다. 엔진의 질감 역시 6기통 엔진답게 매끈하면서도 힘있게 차를 추진시켜주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자동 9단 변속기의 반응은 GM의 여느 차들이 그렇듯, 다소 여유를 부리는 듯한 반응을 보여준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전환한 상태에서도 변속기의 변속 타이밍이나 속도가 그렇게 기민하게 느껴지지는 않는 편이다. 

코너에서는 '의외'의 느낌을 받는다. XT6는 길이만 5m에, 몸무게는 2톤을 웃도는 대형 SUV임에도, 동급에 비해 안정된 움직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티어링과 페달 등 조작계통과 관련된 응답성은 전체적으로 한템포 느린 편이라고 생각된다. 그 때문에 보다 계획적으로 움직여줘야 해서 적극적인 주행에서는 다소 부족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대형의 SUV라는 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한 수준의 운동성능이라고 본다.

시승한 캐딜락 XT6의 공인연비는 도심 7.1km/l, 고속도로 10.5km/l, 복합 8.3km/l다. 시승을 진행하며 기록한 구간별 평균연비는 조금 달랐다. 도심은 다소 떨어지고, 고속도로는 공인연비를 웃돌았다. 도심의 경우, 혼잡도에 관계 없이 평균적으로 6.4km/l의 평균연비를 기록했고, 고속도로에서는 12.8km/l의 연비를 기록했다.

이번에 시승하게 된 캐딜락의 XT6는 과거의 미국제 SUV들과는 꽤나 다른 느낌을 주었다. 과거의 미국식 SUV들은 실용적인 측면에서는 뛰어나지만 디테일과 마무리 면에서는 부족한 느낌들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XT6는 다르다. 종래의 미국 SUV들에 비해 한층 탄탄해진 만듦새와 감각적인 디자인, 그리고 고급 SUV로서 충실한 수준의 주행질감을 동시에 보여준 사례이기 때문이다. 비록 가격이 유럽산 고급 SUV에 맞먹을 정도로 높다는 점이 다소 아쉽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가족용 SUV로서, 고급 SUV로서 충분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차라고 생각된다. 신세대 아메리칸 SUV의 매력을 한층 탄탄한 만듦새로 구현한 캐딜락 XT6는 고급 SUV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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