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마다 서로 다른, 연료를 부르는 명칭 비교!
  • 모토야
  • 승인 2020.10.20 14:31

세계적으로 자동차에 대한 배출가스 규제가 더욱 강력해지고 있는 오늘날,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자동차들의 생명줄은 과거의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짧아지고 있다. 환경에 민감한 서유럽 각국에서는 자국 자동차 산업계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빠른 시일 안에 내연기관 자동차들을 퇴출시키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향후 10년 안에 모든 자동차들을 배출가스를 1mg도 내뿜지 않는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하지만 오늘날에도 지구 상에 있는 절대다수의 자동차는 내연기관 자동차다. 그리고 이 내연기관 자동차들은 동력을 생성하기 위해 연료가 필요하며, 그 연료는 대체로 휘발유와 경유로 나뉜다. 섭씨 85도의 끓는 점을 가지는 휘발유는 현대적인 가솔린 엔진이 등장한 이래,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자동차용 연료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석유제품이며, 원유의 정제 과정에서 LPG 다음으로 정제된다. 또 다른 주요 연료인 경유는 섭씨 250~350도의 끓는 점을 갖는 물질로, 원유의 정제 과정에서 등유와 중유 사이에 위치한다. 휘발유보다 한참 아래쪽에 위치하는 고밀도의 액체지만, 이 액체를 '경유'라고 부르게 된 데에는 그보다 아래에 위치하는 중유(重油)와 구분하기 위해서다.

이 두 가지 연료는 19세기 말부터 사용되기 시작해 오늘날까지 100년을 넘게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를 지칭하는 표현은 세계 각국이 모두 다르다. 세계는 이 연료를 어떤 이름들로 부르고 있을까? 먼저 휘발유부터 살펴보면, 세계 각국에서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부르고 있으며, 심지어는 같은 영어권에서조차 표기가 나뉜다. 미국은 익히 알려진 대로 '개솔린(Gasoline)', 혹은 이를 축약한 '개스(GAS)'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영국을 비롯한 영연방권에서는 '페트롤(Petrol)'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미국에서 휘발유를 '가솔린'으로 부르게 된 이유로는 휘발유의 성질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휘발유는 말 그대로 휘발성이 강해 마치 가스와 기름의 중간적인 성격을 띄고 있다. 이에, 가스(Gas)와 기름을 의미하는 오일(Oil), 그리고 유기화합물에 주로 붙는 접미사 '~ine'이 조합되어 Gas-Oil-ine이 되고, 여기서 발음의 편의 상 Oil의 'i'가 탈락하면서 가솔린이라는 단어가 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또 다른 설로는 1862년, 존 카셀(John Cassell)이라는 영국인 사업가가 수입/판매한 램프연료의 제품명인 카젤린(Cazeline)에서 유래했다는 것이 있다. 이 설에 따르면, 당시에 이 카젤린이라는 이름의 연료가 워낙 잘 팔렸기 때문에, 상표권을 피해가면서 이 제품을 모방하기 위해 다른 이름을 찾다가 가솔린이라는 이름이 나왔다고 한다. 그리고 1864년도에 미국 의회에서 이 이름을 정식으로 등재하면서 '가솔린'이라고 부르게 되었고, 이를 축약해 가스(Gas)라고 부르는 것이다.

반면 영국의 '페트롤' 같은 경우에는 문자 그대로 '석유'를 뜻하는 단어 'Petroleum'에서 가져온 것이다. 어원은 '바위'를 의미하는 라틴어 페트로(Petro)와 '기름'을 의미하는 라틴어 올레움(Oleum)을 조합한 것이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휘발유는 초기에 드라이클리닝용 '세제'로 쓰이는 등, 일반 대중의 삶에 가장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던 '석유'제품이었기에 이러한 명칭이 붙게 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라틴어권에 속하는 프랑스의 경우는 '에상스(Essence)'라는, 전혀 다른 단어를 사용한다. 이 단어는 영어의 에센스(Essence)와 마찬가지로, '본질', '정수'를 뜻하는 단어이기는 하지만 프랑스에서 이 단어는 정제된 기름이나 휘발유를 의미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이는 아무래도 원유를 정제한 물질들 가운데 가장 불순물이 적은 휘발유의 특성에서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단, 프랑스의 주유소에서는 '무연(無鉛)휘발유'를 뜻하는 'Sans Plomb', 혹은 줄여서 S/Plomb라고 표기되어 있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같은 라틴어권에 속하는 스페인의 경우에는 가졸리나(Gasolina)라는 표기를 사용하며, 바로 옆 나라인 포르투갈의 경우에도 동일한 표기를 사용한다.

그렇다면 독일어권은 어떨까? 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 독일어권에서는 휘발유는 대체로 휘발성 액체 탄화수소인 '벤젠(Benzene)'을 연상케 하는 '벤친(Benzin)', 혹은 그와 유사한 단어를 사용한다. 하지만 이 이름은 놀랍게도, 그 '벤젠'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독일어권에서는 벤젠을 벤촐(Benzol)이라고 부르지만, 직접적인 어원은 다로 있다고 한다. 바로 최초의 가솔린엔진 자동차를 만든 '카를 벤츠(Karl Benz)'의 이름에서 가져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독일어권에 해당하거나 그 영향을 받은 국가에서는 휘발유를 이와 같이 표기하며, 라틴어권 국가에서는 이탈리아가 'Benzina'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속한 동북아시아권에서는 어떨까? 재미있게도, 동북아시아권 3국은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가솔린'이라는 미국식 영어 단어와 '휘발유'라는 두 가지 단어를 대체로 혼용하는 편이지만 아무래도 한자어인 휘발유의 사용 비중이 더 높다. 반면 옆 나라 일본의 경우에는 한자가 같은 '휘발유(揮発油, きはつゆ)'라는 표기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가솔린(ガソリン)이라는 외래어를 압도적으로 더 많이 사용하며, 고옥탄가 휘발유의 경우에는 하이오쿠(ハイオク)라는 외래어가 아예 정착되어있다. 중국의 경우에는 '치요우(汽油, qìyóu)'라는 독자적인 단어를 사용한다. 

그렇다면 경유의 경우는 어떨까? 영어권과 독일어권, 그리고 프랑스어에서는 이 연료의 주된 사용처인 디젤 기관의 이름을 따서 디젤(Diesel)이라고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탈리아 등, 라틴어권으로 넘어가기 시작하면 '가솔린'을 연상케 하는 단어들이 튀어 나온다. 이 점은 특히 해당 지역에 자동차로 여행을 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반면 체코에서는 아예 나프타(nafta)라는 전혀 다른 표기를 사용한다. 일본의 경우에는 휘발유와 마찬가지로, 경유(軽油, けいゆ)라는 단어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디젤(ディーゼル)'이라는 외래어를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한다. 중국의 경우에는 중유와 합쳐서 '챠이요우(柴油, cháiyóu)'라는 독자적인 표기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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