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역사 상 최고의 기대주, 토레스를 경험하다!
  • 박병하
  • 승인 2022.07.14 19:58

오랫동안 공석이었던 쌍용자동차 중형 SUV의 자리가 드디어 채워졌다. 새롭게 개발한 신차, 토레스(Torres)가 정식으로 출시를 맞았기 때문이다. 쌍용자동차는 토레스의 정식 출시와 동시에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시승 코스는 인천 영종도 일대를 중심으로 한 온로드 코스로 짜여졌다.

이번에 시승하게 된 토레스는 상위 트림인 T7에 4륜구동(200만원), 무릎에어백(20만원), 딥컨트롤패키지(100만원), 사이드스텝(45만원), 사이드스토리지박스(30 만원), 하이디럭스 패키지(170만원) 등을 적용한 모델이다. VAT 포함 차량 기본 가격은 3,020만원(개소세 3.5% 기준)이며, 선택사양을 모두 포함한 가격은 3,585만원이다.

쌍용 토레스는 티저 공개 당시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외관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특히 쌍용자동차의 진정한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는 '뉴 코란도(2세대 KJ, 1996~2005)'와 '무쏘(FJ Y100/150, 1993~2005)'의 스타일을 기본 바탕에 깔고, 여기에 해외에서 만들어지는 오프로더의 스타일을 가미하여 완성된 토레스의 외관은 '패션카'라고 봐도 될 정도로 강렬한 개성이 드러난다. 

토레스의 강렬한 개성은 거의 모든 방향에서 드러나는데, 물론 그 중에서도 차의 인상을 결정짓는 부분은 단연 전면부다. 거화 시절부터 만들어 왔던 카이저(Kaiser Jeep)社 CJ(Civilian Jeep, 민수용 지프) 기반의 코란도와 뉴 코란도, 그리고 무쏘의 얼굴들이 시시각각으로 오버랩되는 느낌을 받는다. 또한 라디에이터 그릴의 도드라지는 세로 기둥과 뒤쪽으로 갈수록 높아지는 루프 형상은 1993년을 전후해 등장한 후기형의 코란도 훼미리를 떠올리게 한다.

측면에서 바라보게 되면, 비로소 이 차가 전륜구동 기반의 크로스오버 SUV라는 것을 비로소 시각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다만 그 화려함 만큼은 여느 정통 오프로더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곧게 뻗은 어깨선과 반듯하면서도 우람한 볼륨감을 가진 전후 펜더 및 캐릭터 라인, 그리고 두터운 C필러로 단단한 느낌을 잘 살리고 있으며, 커스터마이징으로 적용 가능한 C필러 수납함도 눈에 띈다. 또한 루프와 차체 외판이 서로 분리되어 있어, 투톤 색상을 적용 가능하다.

뒷모습에서도 독특한 감각이 드러난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뒷유리를 파고 든 두툼한 패널인데, 이 패널은 스페어 타이어를 테일게이트에 장착하고 다녔던 옛 SUV들의 모습을 반영한 것이라고 한다. 테일램프는 입체적으로 만들어져, 시각적으로 도드라지는 느낌을 준다.

인테리어는 그야말로 '반전'이다. 정통 오프로더를 방불케 하는 상남자스러운 외견과는 달리, 인테리어는 실로 깔끔하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디자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수평향의 대시보드와 더불어, 거대한 중앙의 돌출형 12.3"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와 후륜구동 자동차를 연상케 하는 바짝 솟은 플로어 콘솔 등이 눈에 띈다. 그리고 하단의 디스플레이형 공조장치 패널은 순간적으로 랜드로버의 것을 연상케 한다. 단, 기어변속장치는 전통적인 레버식을 고수하고 있다.

좌석은 최근의 쌍용자동차 모델들답게 전반적으로 탄탄한 착좌감을 제공하는데, 장시간 주행에도 예상 외로 몸이 배기는 느낌이 적은 편이다. 신체를 지지해 주는 느낌도 좋은 편이다. 시승차인 T7 트림을 기준으로 앞좌석은 8-way 전동조절 기능과 더불어 열선 및 통풍 기능을 모두 제공한다. 또한 통상적으로 통풍 기능이 상위트림에만 적용되는 타사 차종과는 달리, 하위 트림인 T5에도 앞좌석 열선 및 통풍 기능은 기본으로 제공한다.

뒷좌석은 토레스를 시승하면서 가장 싶은 인상을 남긴 부분으로, 중형급 SUV 가운데 최소 수준의 거주성을 제공한다. 토레스의 휠베이스는 준중형급인 현대 투싼이나 기아 스포티지보다도 짧지만, 내부 공간 설계가 잘 되어 있어 여유로운 레그룸을 갖는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헤드룸이다. 통상적으로 뒷좌석은 앞좌석보다 시트포지션이 높아서 헤드룸 확보에 불리한데, 토레스의 경우에는 특유의 루프 형상 덕분에 뒷좌석에서도 실로 여유로운 헤드룸을 갖는다. 여기에 뒷좌석 리클라이닝 기능을 이용해 더욱 여유로운 거주성을 경험할 수 있다.

트렁크 역시 넉넉한 공간을 제공한다. 트렁크 기본용량은 703리터인데, 이는 뒷좌석 쪽에 붙는 선반 아래만 계산한 것이고, 선반을 떼어내면 839리터에 달한다. 심지어 뒷좌석을 폴딩하면 동급 최대인 1,662리터까지 확장된다. 토레스의 넉넉한 적재공간은 짐이 많아지는 캠핑 등 아웃도어 활동을 더욱 여유롭게 만들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토레스는 티볼리, 코란도에 이어, 가솔린 엔진을 주력으로 삼은 모델이다. 또한 처음부터 디젤엔진을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공언한 차량이기도 하다. 토레스의 심장은 티볼이, 코란도 등에 사용되며 검증된 1.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며, 변속기는 아이신의 3세대 자동 6단 변속기를 사용한다. 구동방식은 전륜구동을 기본으로 하며, 4륜구동 시스템을 선택 사양으로 적용 가능한데, 시승한 차량은 4륜구동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토레스는 지금까지 시승했었던 쌍용자동차의 양산차들 가운데 가장 정숙한 차종으로 기억된다. 심지어 플래그십인 렉스턴보다도 더 조용한 느낌이다. 중형급의 넉넉한 차체를 십분 활용해 충실한 방음 처리가 되어 있음은 물론, 1.5리터급의 가솔린 터보 엔진을 사용하고 있어, 그 효과가 더 극대화되어 있는 느낌이다. 파워트레인으로부터 유입되는 소음과 진동은 물론, 외부에서 유입되는 소음과 하부에서 올라오는 소음까지 전방위적으로 잘 잡아낸 느낌이다. 급가속이나 등판가속을 위해 엔진의 회전수를 높여도 실내의 정숙함이 크게 깨어지지 않는다. 

승차감의 경우에는 코란도의 느낌이 어렴풋이 들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편안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을 지향하고 있다. 승용 세단같은 느낌이라기보다는 전형적인 SUV의 질감에 더 가까운 느낌을 만들어내고 있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정숙성과 더불어, 전방위적으로 탁 트여 있는시야 덕택에  전반적으로 쾌적한 주행환경을 조성한다.

동력성능은 차의 체급에 딱 알맞는 수준이다. 극적으로 파워풀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답답하거나 부족하믈 느낄 수 있을 만한 수준은 아니다. 일상을 위한 자동차로서 실로 '적정선'에 가까운 동력성능을 확보하고 있어, 동력성능 면에서 큰 불만은 없다. 또한 새롭게 적용한 3세대 아이신 자동변속기와의 궁합도 좋은 편이어서 동력을 착실하게 전달해준다는 느낌이 든다.

반면 코너링 등의 운동성에 있어서는 철저하게 가족과 일상에 초점을 맞춘 SUV라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 가족용 SUV로서 기본에는 충실한 설정을 가지고 있지만 딱 거기까지다. 최근에 새롭게 출시되고 있는 SUV들에 비해 무게중심은 약간 높고, 스티어링 시스템 등의 조작계통이 전반적으로 느슨하게 짜여져 있기에, 좀 더 여유를 두고 차를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일상적인 운행에서는 이러한 점 역시 편안한 주행환경을 제공하는 요소로서 기능한다.

토레스는 그동안 공석이었던 중형 SUV의 포지션을 메우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또 다시 고난의 세월을 견디고 있는 쌍용자동차에게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해 주어야 하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여러모로 힘든 상황 속에서도 기어코 완성해 낸 신차는 시선을 사로잡는 디자인과 더불어, 합리적인 가격, 그리고 친절함과 여유로움을 미덕으로 삼는 가족용 SUV의 왕도적인 방향성으로 완성되었다. 이 뿐만 아니라 현재 시장의 주류라고 할 수 있는 현대/기아의 중형 SUV의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진 것과 맞물려,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고 있는 토레스는 분명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는 3만 대가 넘는 사전계약 수주량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쌍용자동차의 신차 토레스는 "쌍용차다운" 색깔을 한껏 머금은 스타일과 일상과 여행을 두루 만족하는 공간활용성과 주행성능을 갖춘, 나와 내 가족을 위한 SUV로서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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