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A5 2.0 TFSI 콰트로
  • 모토야
  • 승인 2012.06.20 00:00

아우디 A5가 국내에 등장했다. A5는 장거리를 편안하게 달릴 수 있는 GT(그랑 투리스모)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쿠페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면 신형 A4의 쿠페 버전이라고도 볼 수 있다. 같은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쓰는 까닭이다. 서스펜션 구성 또한 같다. 그러나 결정적인 차이가 둘을 가른다. 뒷 도어 두 개와 맞바꾼 날렵한 스타일이다. 




아우디는 병적인 완벽주의가 낳은 감성품질과 매끄러운 디자인, 감각적인 마케팅으로 불과 20여 년 사이 메르세데스-벤츠, BMW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입지를 다졌다. 이 가운데 아우디의 직접적인 타깃은 BMW. 아우디의 변화는 현재진행형이다. 단조롭던 라인업을 다양화하는 한편 좋은 평을 얻은 디자인과 감성품질을 꾸준히 다듬고 있다.

나아가 자긍심에 취해 자랑에 바빴던, 앞뒤 구동력을 딱 절반씩 나누던 콰트로는 S와 RS를 시작으로 이젠 일반 모델까지 뒷바퀴에 힘을 싣는 중이다. 스티어링 휠을 갑작스레 뒤챌 때 돌연 무거워지는 현상과 고질적 언더스티어를 잡기 위해서다. 반면 뒷바퀴굴림의 대명사와 같았던 BMW는 x드라이브 시스템을 7시리즈까지 얹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또한 라이벌보다 상대적으로 부드러웠던 서스펜션엔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란 감쇠력 조절 시스템을 더했다. 모드는 컴포트·오토·다이내믹·인디비주얼의 네 가지. 변화의 핵심은 다이내믹 모드에 있다. 선택의 여지없던 과거와 달리 이젠 오너가 취향에 따라 하체를 세팅할 수 있게 됐다. 다이내믹 모드는 BMW 저격수에 다름 아닌 셈이다. 

더불어 아우디의 디자인은 나날이 남성적 분위기를 더해가는 추세다. 미끈하되 어딘지 새침하고 여려 보였던 이전과 달리 신형 A4를 시작으로 눈매엔 힘을 줬고, 우아하게 휘었던 곡선은 풀 먹인 듯 빳빳해지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세대교체를 할 때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테스토스테론의 수위를 높이고 있어 자못 흥미롭다.

아우디 A5는 생각보다 컸다. 게다가 도어가 두 개뿐인 데다 패널을 가르는 선이 적어 부피감이 대단하다. 수치상으로는 A4보다 약간 길고 넓적하며 낮다. 그러나 앞뒤 모습을 빼곤 A4를 떠올리기 어려울 만큼 신선한 분위기를 품었다. 더 젊고 자유로워 보인다. 휠하우스를 파도처럼 아우른 캐릭터 라인은 네바퀴굴림 방식을 암시하기 위한 디자인 언어다.




실내에 들어서면 뒤돌아보지 않는 이상 A4로 착각하기 쉽다. A6의 분위기를 담은 대시보드부터 스티어링 휠, 기어 레버까지 완전 판박이. 차이라면 시트에 알칸타라를 씌웠고 시트포지션이 더 낮다. 뒷좌석은 드나들기 번거로울 뿐 막상 앉으면 편안하다. 앞좌석 아래쪽으로 발도 뻗을 수 있다. 천정엔 틸팅만 될지언정 꽤 큰 선루프를 달아 개방감도 뛰어나다.

아우디 A5의 엔진은 직렬 4기통 2.0ℓTFSI(터보 직분사) 211마력. 여기에 자동 6단 팁트로닉 변속기를 어울렸다. 국내엔 아직 소개되지 않은 앞바퀴굴림 모델엔 수동 혹은 CVT가 조합된다. 콰트로 시스템 때문에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얹지 못했다. 가로배치 엔진용인 까닭이다. A5 2.0 TFSI 콰트로는 아우디가 늘 그래왔듯 엔진을 세로로 얹는다.

성능은 충분히 강력하다. 스타일이 주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제로백’은 6.9초, 최고시속은 210㎞에서 제한된다. 그러나 그보단 튼실해진 하체가 관심을 끈다. 다이내믹 모드에서 A5는 표정을 확연히 바꾼다. 서스펜션이 단단히 굳을 뿐 아니라 엔진과 변속기까지 바짝 긴장한다. 스티어링도 뻑뻑해진다. 
여기에 진화된 콰트로 시스템까지 더해지면서 지금까지의 아우디와 사뭇 다른 감각을 전한다. 평소 앞뒤 구동력 배분은 40 : 60. 그러나 상황에 따라 최대 앞쪽으로 65%, 뒤쪽으로 85%를 옮길 수 있다. 모든 과정은 기계적으로 맞물린 상태에서 이뤄진다. 그래서 동력손실이 없고 반응이 빠르다. 대신 앞바퀴굴림 베이스의 인스턴트 AWD보단 아무래도 연비가 떨어진다. 그럼에도 A5는 9.9㎞/ℓ의 공인연비를 기록했다.

다이내믹 모드에서 몸놀림은 탄탄하다 못해 거칠다. 순하고 부드럽던 이전과 딴판이다. 스티어링이 엉기는 느낌도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앞머리가 다소 무거운 느낌은 들지만 뒷바퀴에 힘을 실으면서 언더스티어도 눈에 띄게 줄었다. 단점은 지우고 장점은 살리기. 진화의 기본이다. A5는 디자인을 쇄신하고 각종 장비를 더하는 데 머물지 않고 정체성의 변주마저 감행했다. A5를 아우디 변화의 정점에 선 모델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다.


글 김기범|사진 아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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